[성지], [달빛정원]의 배동환 화백 27회 오지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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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달빛정원]의 배동환 화백 27회 오지호상 수상
  • 임윤정 기자
  • 승인 2019.12.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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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이념화의 시대, 해체되어 무화된 주체들의 혼돈의 경계를 자유롭게 유목하는 배동환의 예술 세계
11일,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예총이 주관하는 2019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배동환 화백이 오지호상을 수상했다.
11일,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예총이 주관하는 2019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배동환 화백이 오지호상을 수상했다.

 

27회 오지호상은 [성지], [달빛정원]시리즈로 알려진 배동환(1948) 화백이 수상했다. 배 화백은 자신 만의 독특한 미술 세계를 이룬 현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작가 중의 한명이다.

다양하고 거침없는 그의 작품은 미술사적 정의를 탈피하고 형식과 형식의 간극, 그 어떤 형식에도 구속받지 않는 무형식의 경계에서 광활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 탈이념화의 현상이 의식의 붕괴로 나타난 시대적 모호함은 결국 다양함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그려낸다.

그는 1974년 문화공보부장관상과 국무총리상을 비롯하여, 2014년 장리석상을 받았다. 특히 1978년 최초의 민전인 한국일보 공모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프랑스 파리에서의 세계미술 레지던시 활동은 그가 최고의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

 

작품[성지]
작품[성지]

작가 배동환의 대표작시리즈 중 하나인 [성지]는 돌이 거친 물살과 바람, 다른 돌들과 부딪히며 모난 부분이 둥굴게 다듬어 지는 모양새, 비슷해 보이지만 하나도 같은 것이 없고, 저마다 다른 자세로 놓여져 있는 자갈의 형태를,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으로 은유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극사실주의(Hyper realism)로 재현하였다. 인간(자갈)이 모여 가족(자갈의 무리)을 이루고, 어딘가에 있을 안식처(성지)를 찾아 거친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간(자갈)의 평범한 모습들에서 신성함이 느껴진다. 이는 프랑스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평범한 이들의 노동의 신성함과 비견되며, 1970년대 한국화단을 이끌었던 비구상 중심의 단색화(Monochrome art)에 반대되는 극사실 회화의 차별화된 형식으로 단색화 운동에 동참되었고, 1980년대 일었던 심미주의를 타파하고 사회의 의식을 그려낸 민중미술의 흐름을 앞서고 있다. 물감을 찍어 바르며 그리는 것이 아니라, 거친 나이프를 사용하여 물감을 덜어내면서 그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의 삶이 채워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덜어내면서 더 성숙하고 완성되어진다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작품[달빛정원]
작품[달빛정원]

[달빛정원]은 작가 배동환이 숲 속에 위치한 현 작업실로 안착한 이후부터 발표된 작품으로, 현 작업 환경의 영향에 따른 의식의 흐름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요한 밤의 정원에서 따스한 달빛을 마주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에 높이 떠있는 달의 달빛을 받은 바람과 나무, 자연과 조우하고 그 사이를 함께 있는 작가는 이미 자연의 일부로 흡수되었고 자신을 자연과 일체시켰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붓의 흐름은 사물의 형태와 의식의 흐름을 과감하게 동화시켰다. 그리고 덮고 지우고 긁어내며 다시 그리기를 반복하는 그의 행위에는 한국화 특유의 수련적 태도가 담겨 있다. 배동환의 작품은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 그냥 한국화다.

11,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예총이 주관하는 2019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는 오지호미술상 외에 허백련미술상에 하성읍, 박용철문학상에 김동근, 김현승문학상에 고 박홍원, 정소파문학상에 이한성, 임방울국악상에 정상희를 시상했다. 오지호미술상은 1992년 제1회 류경채를 시작으로 임직순, 이대원, 구자승, 서승원, 이태길 등 한국 화단을 이끌고 있는 대표 작가들이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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